생각의 흐름을 바꿔준 책이나 글
- 작성일
- 12-04-05 23:42
아마 맨 처음 그런 경험을 한 것은 지금은 완전히 맛탱이 갔던 이원복이 쓴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공공 부문이 파업을 해도 프랑스 사람들은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묻지 노동자의 권리, 단결권 등을 이야기하더군요.
그 다음으로 영향을 준 책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시골 친척집에서 누나 책장에 있던 책을 수필집인 줄 알고 봤는데
레알 반전이 +_+ㅋ 나중에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도 찾아서 보게 된~
그 다음은 남동생이 대학에서 독후감? 써오라고 한 건지 교수 추천 도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박노자 교수의 당신들의 대한민국.. 그 뒤로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하얀 가면의 제국 등을 찾아본(그런데 하얀 가면의 제국은
좀 제대로 안 읽히던 -_-ㅋ)
가장 마지막으로 영향을 준 건 남동생 학보에서 본 밥꽃양 이야기~
글 보다가 울게 됐던 +_+; 그 글 보고나서 그대로 타이핑해서(색깔까지 맞춰서~) 블로그에 올렸었던 -0-/
최근에는 책을 거의 안 봐서 영향이고 나발이고 받을 건덕지가 별로 +_+;
뱀발1-대학교 때 누구에게 선물받았던지 기억 안 나는 이영희 선생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읽다가 실패했던 +_+; 지금 보면 좀
읽히려나~
뱀발2-밥꽃양 얘기한 김에 예전에 타이핑한 글 다시 한번~
그런데 사족이 10배는 더 길어질듯? --ㅋ
'밥.꽃.양'은 98'현대자동자 식당 아주머니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그리고'밥.꽃.양'은 또 다른 소외의 목소리이다.
정리해고
1998년 3월 10일 정리해고가 법제화되었다.현대자동차는 4월 23일 고용조정 계획을
내놓는다. 5차에 걸친 희망퇴직을 통해 이미 9800명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 속에서
회사는 1538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하려한다. 그리하여 7월 20일 조합원 3천 여명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기 시작한다.
자본은 정리해고 법제화를 통해 반강제적인 희망퇴직과 같은 방식으로 인원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경제의 위기 속에서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결국
뼈빠지게 일한 노동자들의 몫인 것이다.
그들의 노력으로 이룩된 자본은 결코...손해볼 짓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노동자는
자신과는 다른존재이다. 그저 공장의 기계와 똑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그 속에 ...밥 짓는
아주머니들이 있다.
여성 노동자는 매일 힘든 육체적인 노동에 시달린다. 그 무더운 여름에도 연신 뜨거운
밥과 국을 끓여 내야 한다.땀으로 장화 속은 금방 질퍽해지고 만다. 노동은 집에서도
끝나지 않는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해야 할 일들이 그 너머를 기다리고 있다. 녹초가
된 몸을 쉬려하면 남편은 성적 요구를 해온다.
그녀는 울분을 느낀다.어디에도 토로해낼 수 없는 가슴엔 이내 멍울이 진다
파업의 공간 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긴장감과 가슴을 짓누르는 암울한 공기가
내려앉는다..거대한 자본에 의해 당장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사람들.
자신의 밥줄을 박탈당한 노조원들.
그들은 정리해고 철례만을 바랄 뿐이다. 더 나은 작업 환경이나 월급의 인상도 아니다.
단지 지금의 자리만을 지키게 해달라는 것이다. 노조 지도부는 노사정위 중재단과 협상을
시작한다. 노조원들에게는 타협이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지만 협상의
테이블에선 이미 다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공권력의 투입없는 평화로운 해결.정부와 자본과 노조 지도부의 의견이 일치하는
지점이었다.그 속에 희생의 제물이 된 노동자.여성 노동자들...
"자본과 노동자 사이에 평화란 없다..."
노조와 회사는 8월 24일 아침,277명만 정리해고하는 사안에 합의하게 된다. 이로써
36일간의 파업투쟁은 끝이 나고 결국 6개월간의 과정 속에서 현대자동차는 치열한
심리전을 벌임으로써 1만 명 노동자의 밥줄을끊어버린다. 그 것도 무혈의 정리해고안과
함께...그리고 공장은 다시 가동된다.
아주머니들의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277명
이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 속엔 소수자가 또 다른 소수자를 억압하려는 의미가 깔려
있다. 마지막까지 텐트에 남아있던 식당 여성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정리해고의 희생양이 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파업 투쟁시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운동에 참가하여 '파업의 꽃'으로 칭송받던 아주머니들.
파업 중에도그녀들의 밥짓는 노동을 멈추지 못하고 사수대의 밥을 해먹인 아주머니들.
그 밥짓던 아주머니들의 인원이 277명.
그 중 대부분이 극빈가장인 아주머니들이 회유와 다른 사정으로 이미 회사를 자진 퇴직한
상태. 그 인원이 133명. 그 인원을 채우게 된 남성 노동자들. (나중에 이 남성 노동자들은
원직복직이 되었으나 아주머니들은 되지 못한다)
정리해고 후 노조에서 식당을 하청형태로 운영하기로 하고 아주머니들은 예전의 60%
남짓한 급여를 받으며 더 높은 강도의 일을 하게 된다. 하청이 된 아주머니들을 대하는
노조 조합의 태도는 그 전에 기업이 노조를 대하던 태도와 매우 닮아 있었다. 누군가의
말대로 싸우면서 닮게 되는 것일까?
아주머니들은 비록 현대의 하청이 되었지만 현대 노조의 조합원이었다. 같은 노조비를
내고 같이 투쟁에 동참한 일원이였다. 하지만 노조는 아주머니들을 같은 조합원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아주머니들은 비정규직으로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했고.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실로 화장실 갈 시간없이, 밥 먹을 시간없이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노조는 식당에 대해 이것저것 다른 요구들을 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이후 99년 4,000억의 순이익을 올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고 무급휴직자들은
99년 중에 순차적으로 모두 조기복직을 하게 되었다. 한편 133명의 생산식 정리해고자들은
99년 6월 29일 삼환기업 정리해고자들의 원직복직 소식을 접하고 7월 13일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기 시작했다. 이어 8월 휴가가 끝난 직후부터 노조식당
144명의 여성 노동자들도 함께 복직투쟁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측의 폭행, 고소 고발, 손해배상 청구, 가압류,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 등
갖은 탄압에도 원직복직 투쟁은 계속되었다. 회사로부터 부당한 가압류,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오면 노조는 조합원들을보호하고 회사를 상대로 싸우며 손해배상을 대신 처리해준다.
노동자가 그 노조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머니들이 원직복직투쟁 시에 회사로부터
청구 당한 손해배상과 가압류에 대해 노조는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보지 않고 신분보장을
해주지 않는다. 아주머니들도 조합원으로서 노조비를 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침,저녁
정문에서 출근투쟁을 하다 본관 앞에서 경비들에게 밀려 짓밟히고도 회사측으로부터
고소고발까지 당한다. 144명의 원직복직 문제를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다루어 달라는
안건은 99년 1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다. 의견은 좁혀지는 듯했으나 진전은 없다.
144명의 아주머니들은 2000년 1월,노조에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인정해달라는 천막, 단식농성에 들어가게 된다.
추운 겨울날... 겨우 바람만 막아줄 수 있는 비닐 천막 안에 아주머니들이 누워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6일째... 단식 중이던 한 아주머니가 실려간다. 정말 이러다간 사람이
죽는다. 아주머니들의 건강상태는 악화되어 간다. 몸의 수분도 부족하다.
극도의 위험수위. 그제야 중재단이 나타난다. 노조 집행부와 여성 노동자들을 중재하기
위한 중재단.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는 현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들 역시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중재단을 받아들였는데
지금 또 다른 억압의 구조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중재하려 하는가.
"사람이 하루만 굶어도 배가 고프다고 난린데. 생태같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세상천지에 이런 일이 있나..." 한 아주머니의 절규...
결국 단신 13일째 중재단의 설득으로 텐트를 걷는다. 텐트를 걷는 그날까지 '이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가' 를 자문하던 아주머니들.무언가가 담겨있던 눈빛에서
To be Continued라는 자막이 오르며 영화는 끝이 난다.
To be Continued
영화는 끝이 났지만 이 야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단신투쟁이후, 마침내 133명의 생산직
노동자들은 2000년 3월 복직을 쟁취하였다. 그러나 하청업체로 넘어간 144명의 식당 여성
노동자들은 힘겨운 복직 투쟁을 계속해야만 했다. 2000년 5월 10일 회사측의 제지를 뚫고
다시 천막농성을 시작한 식당 여성 노동자들은 5월 22일 19명이 삭발을 감행하자 노조
집행부의 압력이 들어온다. 27일에 8명이 단식에 돌입한다. 6월 2일. 단식 투쟁 중이던
아주머니들을 들어내려는 과정에서 아주머니들은 저항하다가 옷을 벗고 알몸으로 칼과
가위로 목을 누르는 극한 상황의 투쟁을 벌인다.
다음날 노조에서 회사의 안을 가져오게 한다.
첫째는 생산직으로 복직(배치전환)을 하던지, 아니면 직영이던 그 옆의 현대 정공으로
가는 방안. (지금 현대 정공의 식당마저 하청의 위험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녀를 현대자동차에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것. 아주머니들이 바랬던 것은 원직복직이였으나
결국 회사 안에서 몇 가지를 수정한 채 수용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어느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른다. 정리해고 대상이 여성이 먼저 되는 것은
남성이 생계부양자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성 노동자의 1/3은
자신이 바로 생계 부양자이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벌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는 극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난 영화를 보는 내내 무언가에 대한 분노로 몸서리쳐야 했다. 그것은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자본에 대한 분노나 노동자를 자신보다 한 단계 낮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화이트 칼라에 대한 분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날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건 바로 소수자의
위치에서도 여성은 또 다른 소수자였다는 사실이다. 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위치에 서있던
그들의 모습이다. 그건 곧... 내 어머니의 모습이였고 나의 모습이였다. 이 땅 대다수의
여성의 모습이였다. 그것이 날 미치도록, 손과 발... 입술이 떨리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제작한 라넷의 임인애, 서은주 감독은 다큐속의 '밥.꽃.양' 을 현실에서
맞닥들이게 된다. 10월 예정이었던 제 2회 울산 인권영화제에 출품 예정작이였던
'밥.꽃.양' 을 영화제 집행위에서 갑자기 상영 전에 그 영화를 한번 보자고 요구해왔다.
이른바 사전 검열, 외부에서 특정 장면에 대한 문제제기가 들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에
대해 라넷은 9월 6일 '명백한 사전검열' 로 규정짓고 영화제 상영 거부 입장을 밝힌다.
집행위는 사전겸열도, 표현의 자유침해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급기야 9월 10일
집행 위원장은 울산 인권영화제에서(이 명칭이 '밥꽃양'사태 이후에 인권운동 사랑방의
항의로 울산 영화제로 개칭되었다)상영 결정을 확정한 바가 없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평등여성' 이 9월 8일 영화제 탈퇴를 선언하면서 밝힌 사실에 따르면 "밥꽃양은
여성 노동자의 정리해고를 다루고 있고 감독과의 대화와 토론회를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만장일치로 상영을 결정한 작품이다" 라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들도 프로그래머의 동의로만 상영에 대한 이야기를 다 나눈 상태였다. 라넷이
명백한 사전 검열이라 주장한 데는 "작품 상영결정에 대한 논의가 한 달이나 지난 뒤에
다시 고려해보고 상영해야 한다는 발상" 에 있었다. 누군가의 문제제기에 의한 상영유보
혹은 저지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었다.
집행위는 특정장면에 대한 외부의 문제제기에서부터 프라이버시, 저작권 문제 등의
이유를 대기 시작했다. 특정장면을 문제시 삼았단 이야기는 있는데 정작 그 당사자들은
영화를 보지도 않은 상태였고, 프라이버시도 당사자가 상관없다고 이야기한 상태고,
저작권 문제 역시 논란이 될만한 것이 없었다. 결국 울산 지역에서 밥꽃양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알 수 없는 거대한 검열 기제가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는 것이다. 여러 단체와
사회의 지식인층이 성명서를 내기 시작했고 라넷 역시도 지친 몸을 이끌고 그들의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문제의 극한까지 쭈욱 밀고 나가자
눈 딱 감고 경계선을 훌적 넘어보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임인애 감독의 말이다.
지금과는 다른, 모든 사람이 보다 더 잘 살기 위한 세상을 꿈꾸는 진보 진영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그들이 지금은 '노동의 대의를 위해서' 소수를 희생시키고
있다.그들의 입을 틀어 막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막아보려 해도 세상의 진실은
그것을 바로보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봉인될 수 없다.
여성 노동자는...
정리해고,비정규직화,모두 자본을 위한 말들이다.
어떤 노동자도 해고 될 수 없다.그런데 여기 다수의 희생을 막아내기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건 과거일 수도 있고 현재의 일이 될 수도 있다. 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동자를 이용한다. 힘을 가지고 일을 하는 자는
노동자이다. 하지만 자본은 생산한 만큼 소비하지 않고 일부만 지급한다. 잉여의 가치는
재투자에 사용되어 공장 설비를 향상시킨다. 결국 노동자가 번 돈의 일부가 축적되어 그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임금을 낮추는데 사용된다.
자본은 자본의 부당함에 맞서려는 노동자를 단결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것은 취업의 기회,
국적, 직위나 업종,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현재 여성 노동인구의
70%가 비정규직이다. '밥꽃양' 의 여성 노동자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곳곳에서 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이 되고 있다. 그 첫 타겟은 여성이 된다.
얼마전 서울 여성 영화제에서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 와 '겨울에서 겨울로' 라는
다큐멘타리를보게되었다. 둘 다 여성 노동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노조 설립이 불가능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위협을 늘 안고 산다.
그들은 착취당하기 일쑤이다. 여성 노동의 불합리한 현실은 노동자 내부에서의 성별
위계를 심화시킨다.
한성 컨트리 클럽 경기보조원들의 노조 결성 과정을 그린 '겨울에서 겨울로' .여기에선
여성 노동자가 자주 당하는 성폭력적인 상황도 나온다. 최소한의 자기 보호를 위해 노조
설립을 결심하지만 회사와 기존 노조(남성으로 구성)에 의해 탄압받고 모욕을 당한다.
그녀들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나는 공통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 노동자이면서도
남성은 여성을 소수자로 내몬다는 것이다. 시위의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에게 폭력을
사용하려하는 남성 노동자들을 보며 난 나도 모르게 그 속의 여성 노동자가 되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그들을 내몬단 말인가... 그건 바로 이 땅의
가부장성이다. 권력을 가진 남성과 소수자인 여성. 현실은 그런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나에게 여성의 노동을 알게 해준 '밥.꽃.양' ...
검열을 거부한 영화 '밥.꽃.양' 의 싸움과 행동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이건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우리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세상의 모든 이면을 다 안고
있는 거대한 실타래이다. 그걸 하나 하나씩 풀어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진실은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세상은 나에게 말한다.그냥 있는 대로 살아. 세상은 믿을 만한 곳이 아냐. 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다. 그건 이미 내가 온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이 말을 하기 전에 내
몸이 먼저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소수자란 이름으로
어디에선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을 사람들. 그 중에서 여성이란 이중의 잣대에 의해
고통받을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말하고 싶다. 우린 함께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