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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경동씨 산문집에 아들이랑 찜질방 가는 내용이 있어요.
구로공단 닭장같은 연립주택에서 마땅한 문화생활을 경험하지 못하는 어린 아들과의 찜질방 나들이에 대한 내용이죠ㅠㅠ

주변에 마땅한 놀이터 하나 없고
소위 '문화생활'이라는 건 아무래도 돈이 드니깐,
가난한 아버지 입장에서 그나마 깨끗한 환경에다가 이런저런 잔재미가 있는 찜질방(;;)의 세계로 아들을 안내하고는
또 그 사실에 속상해하죠.



올 초엔가? 이 글을 읽으면서 참 공감하고 같이 속상했었는데,
어째 요즘 제 생활도 비스무리해져 가는 것 같네요.

예전엔 여행이나 책 사모으는 그나마의 취미생활이 있었는데,
요즘 허리띠를 좀 졸라맸더니 그나마도ㅠㅠ


요즘 제 문화생활은 '장보기'에요.
밥을 사먹기엔 부담스러우니 어쨌거나 해먹어야하고,
그러자니 어쨌거나 고정적으로 지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 장보기;;;

막 20분씩 걸어서 시장에 가서는
난전에서 아줌마들이랑 대화하며 입에 낀 이끼를 제거하고 있다는ㅠㅠ

갔다와서 이것저것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는게 유일한 카타르시스에요;;



평생 독거로 살믄 큰돈 안벌고도 우아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철없는 생각을 한때 했었는데,
정말이지 철없는 생각이었네요;;;

독거로는 아무리 큰돈을 벌어도 안되는 거였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