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제 어렸을 때 이 맘때쯤이면 지금보다 훨씬 캐롤 송이 많이 들려오고 가게 창틀마다 솜으로 눈장식을 하고 트리에 불을 켜놓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경제 사정인지 예전만큼 흥청거리지는 않네요.

인생은 산타의 존재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결국 산타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세번째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 아들 녀석을 위해 산타가 되어야 하거던요.

그런데 요즘 산타가 되는 재미가 많이 줄었습니다. 우리 애가 (유치원 전단계에 해당하는) '어린이 집'을 다니고 부터입니다.
어린이 집에서 부모들에게 이런 정보를 줍니다. "아무게 엄마! 아무게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어떤 장난감을 받고 싶대요!"
그러면 애들 부모들은 그 장난감을 준비해서 어린이 집에 살짝 넣어주는 겁니다.

크리스마스날 아주 조잡한 수염을 붙인 산타 할아버지가 (수염만큼 조잡한) 자루에서 애들 부모가 넣어준 장난감을 꺼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죠.

제 어린 시절에는 띠동갑의 누나가 선물을 꼭 해줬습니다. 크리스마스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선물을 찾으러 두리번 거리다가 선물을 발견하고 좋아라하는 제 모습을 누나는 즐겼습니다.

저 역시 우리 애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답니다. 제발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볼수 있는 기회를 독점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p.s) 방금 택배로 아들내미 장난감 <정글헌터>가 온 걸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