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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 뭘까요?
귀농해서 살고있는 저도 귀농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궁금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귀농 :  명사 <사회> 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려고 농촌으로 돌아감. 이라고 네이버에 나오네요. ^^

작년 2월에 서울 생활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온지 이제 14개월정도가 지났습니다.
첨엔 두렵기도하고, 이런저런 걱정도 많이되고 했는데, 짐 싸들고 다시 서울로 내려가지않고,
또 소주보다 이제 막걸리가 더 좋은 걸 보니 30%정도는 적응했다고 생각하네요.

요즘 tv에 귀농에 대해서 많이 나오던데, 저도 귀농하기로 맘 먹고 하나하나 준비를 하다보니 tv에 나오는 귀농프로그램도 고속도로 주변
비닐하우스도 눈에 막 들어오더라구요. ㅎㅎ

시골 내려오기 전,
저는 어린시절은 역삼동에서, 9살때부턴 송파구에서 주욱~ 살았습니다. 
시골은, 방학하면 부모님 손에 이끌려, 가끔 명절때 어거지로 내려와본게 전부라 제 인생의 2막을 시골에서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냉정하게 말하면 저는 귀농을 했다기 보단 창업을 했다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09년까지 서비스 업종에서만 있었어요.
그간 결혼도 하고 또 아주 어렵게 딸아이도 생기고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 길이 아닌 것 같더라구요.
매일 10시 출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11시.
업장 매출떨어지면 본사 불려가서 머리숙여야 되고, 일하는 중엔 입이 찢어져라 웃고다녀야 되고...그러다보니까 점점 사람들이 싫어지더라구요.
정말 극에 다다를 정도로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중간에 잠깐 사무직을 하긴했는데 거의 10년을 서비스 업종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에 매일 술을 입에 달고 사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정말이지 제가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야구를 너무너무 좋아해 김명제 캐스터 처럼 멋진 캐스터가 되고 싶은 맘에 직장 때려치우고 와이프님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죽돌이 짓도 해봤는데, 저 좋자고 와이프님 야구박사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 그 꿈도 결국 접었구요.

그렇게 사랑하는 와이프님, 딸아이 하루에 얼굴마주치는 시간이 몇 시간이나 되는지, 뭐하러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싶어라구요.
그래서 셋이서 뭐 같이 할게 없나 싶어서 고민하던 중 와이프님께서 먼저 묻더라구요.
딸아이 위해서 농촌에 가서 사는게 어떨까..?하구요.
별로 고민도 안했습니다. 
두달후에 직장 사표내고 천천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귀농에 대해서 알아보고, 찾아디니고, 또 매일같이 6시 내고향도 보고...ㅎㅎ
우리나라에 몇몇의 귀농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저는 천안연암대학교 귀농센터에서 운영하는 도시민창업과정을 수료했구요,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두달동안 합숙하면서(주말엔 집으로 보내줍니다. ㅋㅋ) 군 제대후 첨으로 합숙생활(?)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암튼, 이렇게 준비하면서 보낸 시간이 지나보니 굉장히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팔자에 없던 귀농이란걸 하게됐는데요, 
1년2개월 살아보면서 좋은 점, 싫은 점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제가 뭘하던 제 맘대로 할 수 있다는거 하루 24시간이 모조리 다 제꺼라는 거에요. 
하루 왠 종일 좋아하는 음악 실컷 들을 수 있고, 대낮부터 술 쳐마시고 꽐라되도 머라 할 사람 없고...ㅋㅋ
한마디로 여유라는게 느닷없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싫은 점은 제 또래가 없어서 너무 심심하다는거...ㅠㅠ
야구 좋아해서 두산유니폼이나 점퍼같은거 입고다니면 다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세요. ㅎㅎ ^^;
저희 집 근처에 사시면서 제가 귀농해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신 작은아버지가 54년생이신데,
이번에 청년회장 맡으셨습니다. 
저는 청년회 가입도 못해요.ㅎㅎㅎㅎ ㅠㅠ(참고로 저는 토끼띠...)
시골에 젊은 사람 정말 없습니다. 물론 캐바캐'긴 한데, 암튼, 저 사는 곳은 그렇네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게 시골에 살아도 직업은 있어야하겠지요.
보통 귀농하시는 분들이 다시 직장다니시려고 하시는 분들은 없기때문에 농사를 많이 지으십니다. 
작물을 선택해서 기르시던 아님 저처럼 가축을 기르던 하나를 선택하셔야 되는데,
저처럼 가축을 선택하시면 여행 같은 건 꿈도 못꾸구요, 3시간이상 집을 비운다는게 굉장히 힘들어요.
작물을 기르시게 되면 날씨에 굉장히 민감해지고 또 들어가는 노동력에 비해서 수입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기가막힌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많 합니다. 

아! 제가 사는 곳이 충남 논산입니다. 
논산훈련소가 저희 집에서 5분거리라서 매주 월,목요일엔 젊은 친구들 많이 보이긴하는데 얼굴이 죄다 죽상...+_+

뭐...저는 대충 이렇게 살고있습니다. 
200마리가 조금 못되는 소를 키우면서,
아무리 머리가 깨질때까지 술을 마셔도 아침 6시면 칼같이 일어나서 사료 셔틀해야되고,
딸아이랑 때굴때굴 굴러다니면서 낄낄 거리다가 잠깐씩 서울살때 생각도 좀 해보고,
해지면 막걸리 한 사발에 와이프님이랑 수다도 좀 떨고...

그러고보니까 제일 싫은게,
야구장엘 못가는 거네요. 정말로 이게 제일 힘들어요. ㅠㅠ



작년 저희 농장 막 기둥 올라갈때 모습이네요.



이건 지금 제가 살고있는 집 이제막 짓기 시작했을때 



와이프님이 선택한 이상야릇한 집 색깔...+_+



제 직장이네요. 



 
서울에 있을때보다 더 잘 웃고 더 건강해진 제 딸아이




요구르트를 아주 좋아라합니다. +_+



그리고 가장 최근에 찍은 제가 사는 집입니다. 
태어나서 첨으로 나무도 심어보고 그랬네요. ㅎㅎ

요즘엔 감자랑 배추, 열무랑 옥수수랑 이런거 심는 재미가 쏠쏠한데 사진이 없네요. 

귀농에 대해서 혹시 관심있으시거나 궁금하신거 있으심 주저말고 쪽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