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맞고 달렸던 기억.
- 작성일
- 11-07-12 22:12
몇번 글을 쓴적이 있는데, 저는 취미로 마라톤대회에 종종 참가하곤 합니다.
대부분은 하프코스인데, 딱 한번 풀코스에 나간적이 있었어요. 그게 벌써 6년전이네요. 경상남도 합천에서 열렸던 대회였습니다. 나름대로 한창 운동기량의 절정에 달했었고, 생물학적 연령도 전성기였던 시점인데다 하프코스 경험도 여러번 쌓여 이제는 풀코스에 나가도 괜찮겠다, 싶어 과감히 출전을 했었죠. 합천마라톤이 소문이 좋기에 신청을 했어요. 대개 서울의 대규모대회라도 조중동마라톤을 빼고는 1만명을 넘기기 쉽지 않은데, 합천이라는 경상도 산골의 대회임에도 무려 제가 참가한 대회에만 8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지도 있는 대회였죠. 나중에 알고보니 합천군수였던 심의조가 대회육성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잘 키운 대회였더라구요. 그런데, 이 인간이 일해공원 만든인간인거 나중에 알고 땅을 쳤던...
각설하고, 합천에 가서 찜질방에서 자려고 알아봤더니, 합천에는 찜질방이 당시에는 없더라구요. 이미 교통비도 꽤 나온터라 여관에서 자려면 돈이... 여기저기 발품을 판 끝에 2만5천원짜리 싸구려 여관을 찾긴 했네요. 그래도 비싸지만, 이게 어디냐 하고 잤는데, 싼 이유가 있더라구요... 방음이 전혀 안되는데다, 밤새 사람들이 오가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몇몇 ㅤㅈㅡㅈ질유저들이 상상하는 그런소린 아니었습니다만^^) 덕분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밤을 지새워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새벽녘에 아주 짧은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컨디션이 그리 나쁜거 같진 않더군요.
대회장까지 거리도 가깝지 않아 꽤 걸어서 도착했죠. 날씨는 구름이 살짝 낀, 달리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출발도 나쁘지 않았죠. 대회 이름이 벚꽃 마라톤인데, 그해는 봄이 좀 늦게 온지라, 4월 초였는데도 아직 벚꽃은 별로 안피었더라구요. 그래도 경치는 좋더라구요. 합천이 신라시대에 유명한 대야성이 있던 곳인데, 신라의 대백제 전략거점이 될 정도로 지세가 험한 곳이다보니 경치도 상당히 좋더라구요.
괜찮은 날씨속에 괜찮은 페이스로 뛰고 있었는데... 20킬로미터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갑자기 페이스가 안좋아지더라구요. 전날밤에 잠을 잘 못잔 여파일 수도 있고, 하프코스에서의 페이스 관리습관때문에 그때쯤 상태가 안좋아진걸수도 있는데, 점점 힘이 들어지더군요. 그러다가 오락가락 하던 하늘이 25킬로미터 시점부터 비를 쏟아붇기 시작하는데...
아, 이거 정말 죽겠더군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직 골까지는 10킬로미터 이상 남았는데, 비가 내려서 갑자기 체온이 팍 식어버리니 완전 퍼지기 직전이 되어버리더군요. 내가 왜 이런 미친짓을 사서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지가 자발적으로 한 주제에...) 갑자기 막 화가 나더라구요. 화가 나고 뭔가 필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면서 30여킬로미터 시점부터 40킬로미터 시점까지 미친듯이 막 뛰어버리고, 완전히 방전이 되어버려서 마지막 2킬로미터 정도는 걷는건지 기는건지 모르는 상태로 들어왔네요. 최종기록은 4시간 36분... 언더 4시간을 노렸건만...
그때 완전히 몸이 버려져서 한동안 달리기도 못했고, 소시적에 수술했던 무릎도 나빠져서 MRI도 찍고 그랬네요. 그때 질려서 거의 1년은 달리기대회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물론, 요즘은 많이 좋아졌고, 간간이 대회에 나가기도 합니다만... 목표는 언제나 올해안에 풀코스! 인데, 얼마전에 하프 뛰어보니 이 꼬라지론 올해안엔 택도 없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밑에 비오는날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옛생각이 나서 써봤네요. 비오는날 뛰는거 대략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하프코스인데, 딱 한번 풀코스에 나간적이 있었어요. 그게 벌써 6년전이네요. 경상남도 합천에서 열렸던 대회였습니다. 나름대로 한창 운동기량의 절정에 달했었고, 생물학적 연령도 전성기였던 시점인데다 하프코스 경험도 여러번 쌓여 이제는 풀코스에 나가도 괜찮겠다, 싶어 과감히 출전을 했었죠. 합천마라톤이 소문이 좋기에 신청을 했어요. 대개 서울의 대규모대회라도 조중동마라톤을 빼고는 1만명을 넘기기 쉽지 않은데, 합천이라는 경상도 산골의 대회임에도 무려 제가 참가한 대회에만 8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지도 있는 대회였죠. 나중에 알고보니 합천군수였던 심의조가 대회육성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잘 키운 대회였더라구요. 그런데, 이 인간이 일해공원 만든인간인거 나중에 알고 땅을 쳤던...
각설하고, 합천에 가서 찜질방에서 자려고 알아봤더니, 합천에는 찜질방이 당시에는 없더라구요. 이미 교통비도 꽤 나온터라 여관에서 자려면 돈이... 여기저기 발품을 판 끝에 2만5천원짜리 싸구려 여관을 찾긴 했네요. 그래도 비싸지만, 이게 어디냐 하고 잤는데, 싼 이유가 있더라구요... 방음이 전혀 안되는데다, 밤새 사람들이 오가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몇몇 ㅤㅈㅡㅈ질유저들이 상상하는 그런소린 아니었습니다만^^) 덕분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밤을 지새워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새벽녘에 아주 짧은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컨디션이 그리 나쁜거 같진 않더군요.
대회장까지 거리도 가깝지 않아 꽤 걸어서 도착했죠. 날씨는 구름이 살짝 낀, 달리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출발도 나쁘지 않았죠. 대회 이름이 벚꽃 마라톤인데, 그해는 봄이 좀 늦게 온지라, 4월 초였는데도 아직 벚꽃은 별로 안피었더라구요. 그래도 경치는 좋더라구요. 합천이 신라시대에 유명한 대야성이 있던 곳인데, 신라의 대백제 전략거점이 될 정도로 지세가 험한 곳이다보니 경치도 상당히 좋더라구요.
괜찮은 날씨속에 괜찮은 페이스로 뛰고 있었는데... 20킬로미터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갑자기 페이스가 안좋아지더라구요. 전날밤에 잠을 잘 못잔 여파일 수도 있고, 하프코스에서의 페이스 관리습관때문에 그때쯤 상태가 안좋아진걸수도 있는데, 점점 힘이 들어지더군요. 그러다가 오락가락 하던 하늘이 25킬로미터 시점부터 비를 쏟아붇기 시작하는데...
아, 이거 정말 죽겠더군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직 골까지는 10킬로미터 이상 남았는데, 비가 내려서 갑자기 체온이 팍 식어버리니 완전 퍼지기 직전이 되어버리더군요. 내가 왜 이런 미친짓을 사서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지가 자발적으로 한 주제에...) 갑자기 막 화가 나더라구요. 화가 나고 뭔가 필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면서 30여킬로미터 시점부터 40킬로미터 시점까지 미친듯이 막 뛰어버리고, 완전히 방전이 되어버려서 마지막 2킬로미터 정도는 걷는건지 기는건지 모르는 상태로 들어왔네요. 최종기록은 4시간 36분... 언더 4시간을 노렸건만...
그때 완전히 몸이 버려져서 한동안 달리기도 못했고, 소시적에 수술했던 무릎도 나빠져서 MRI도 찍고 그랬네요. 그때 질려서 거의 1년은 달리기대회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물론, 요즘은 많이 좋아졌고, 간간이 대회에 나가기도 합니다만... 목표는 언제나 올해안에 풀코스! 인데, 얼마전에 하프 뛰어보니 이 꼬라지론 올해안엔 택도 없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밑에 비오는날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옛생각이 나서 써봤네요. 비오는날 뛰는거 대략 좋지 않습니다...--
